이번 포스팅의 주인공은 퍼스트버서커 카잔입니다. 꽤 맵기로 알려진 무려 국산! 소울라이크(아니, 인왕라이크?)게임입니다. 발매일은 올해 초 2월에 발매된 게임이며, 나름 후발로서 최근에 플레이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가뜩이나 요새 출시하는 게임들이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거나 퍼포먼스가 아쉬운 반면, 스텔라 블레이드도 그렇고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나 카잔들은 최적화가 다소 안정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어 개인적으로도 꽤 만족스럽게 플레이 했으며, 액션 완성도가 무척 뛰어나다는 점이 꽤 인상깊었던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의 특징
카잔은 앞서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도 그렇고, P의 거짓 처럼 소울라이크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게임은 맞습니다만 실제로 플레이 해보시면 생각보다 꽤 독특한 맛이 있는 게임이며 조금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독특한 맛이라 함은 이게 소울라이크도 아닌 것이, 액션성이 특화된 데빌메이크라이의 맛도 아닌 것이 오히려 손맛이 더욱 맛있는 인왕 스타일을 재해석한 독자적인 노선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전투 뿐만이 아닌 게임 전반의 시스템도 인왕 스타일만의 디아블로식 소울라이크로 아이템을 파밍하고 세트를 만드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완전한 오픈월드 방식이 아닌 인던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점은 요즘 나오는 게임들처럼 어중간한 오픈월드를 흉내내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그 덕분에 게임이 더욱 잘 나왔던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전투가 조금 매운편에 속합니다. 일반적인 소울라이크의 전투의 공방은 상대의 패턴을 파악한 뒤, 회피 및 저스트가드(패링)을 이용하여 너한대, 나한대 공방을 주고받은 타입의 정박자의 전투라면, 카잔의 전투는 그렇지 않습니다. 단순히 공방을 주고받는 것 뿐만이 아닌, 상대를 확실하게 그로기(상대 체력 하단에 있는 게이지를 최대까지 소진)시켜서 치명적인 일격(브루탈 어택)을 넣어야 하는데,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유저에게 브루탈 어택이 가능한 시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이 시간 안에 공격을 쏟아부어서 상대 체력을 소진시키는 것을 매커니즘으로 하는 게임입니다. 특히나 인간형의 보스는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경직 누적치가 쌓이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소극적으로 플레이하면 기력을 지속적으로 회복하기 때문에 공방타이밍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모든 액션 게임이 그렇듯 상대가 경직을 먹이거나 틈을 보여야 콤보든 스킬이든 쏟아 부을 수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조건도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게이지 소진 후 그로기 상태의 확실한 경직이 있고, 플레이어의 특정 공격과 상호작용으로 상대방을 경직시키는 것이 세분화 되어있기 때문에 이 방법을 잘 풀어가야만 하는 게임입니다.
예를들면 상대방의 특정 공격 패턴을 단 하나의 일반 가드가 아닌 완벽하게 패링한다든가(적이 연속으로 퍼붓는 일반 공격의 콤보) 게임 하단에 뜨는 특정 마크가 떴을때만 상대공격에 대응이 가능한 카운터 어택(L1+○)으로 경직을 먹인다든가 시전속도가 다소 느리지만 확실하게 강한 경직이 가능한 리플렉션(L1+△)이라는 기술로 상대의 움직임을 중단하는 플레이가 요구되며 플레이어의 숙련도에 따라 플레이 방식이 천차만별로 갈리게 되는 게임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다시 정리해보면, 적의 공격에 대응하는 방식에는
1. 일반 가드(L1)
2. 패링(저스트 가드) : 정확한 타이밍에 L1
3. 패링 후 일반공격 반격(L1+□) : 딱히 경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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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링 후 반격 |
4. 일반 회피(X)
5. 직전 회피(X) : 여기에는 특정 스킬과 상호작용이 존재하기도 함.
* 특정 보스의 공격과 사운드는 '잡기' 기술이기때문에 방어계열의 능력으로는 대응이 불가하고 오직 회피 기술만 요구되기도 함.
6. 특정 공격(표식이 뜨는 공격) 후에 카운터 어택(L1+○) : 성공시 특정한 소리가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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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단에 표식이 뜬 후 적의 공격에 맞춰 카운터 어택 |
7. 리플렉션(L1+△) : 확실하게 강한 경직이 가능하지만, 시전속도와 숙련도에 따라 난이도가 꽤 있을 수 있음. 성공시 유리가 와장창 깨지는 듯한 소리(?)가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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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플렉션 |
으로 정리해 볼 수 있으며, 이것과 더불어 상대방의 공격과 타이밍에 따라 R1+버튼, 또는 R2+버튼 공격으로 가능한 스킬까지, 나의 숙련도에 따라 어떻게 적재적소에 공격을 퍼부을지를 결정하는 굉장히 입체적이고 독특한 플레이 방식의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만 본다면 플레이어가 상호작용 할 수 있는 가짓 수가 굉장히 많게 느껴지지만 실제 플레이는 체감 난이도가 꽤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직관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나름 영리하게(?) 좌측의 손과 우측의 손이 반응할 수 있도록 가드의 반응을 나누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인왕의 자세 시스템보다는 간편하다고 느껴졌고(인왕의 자세 시스템은 오른쪽 손이 굉장히 바쁜 편), 결국 가드에서 파생되는 스킬이기 때문에 익힐 수만 있다면 또 생각보다 쓸만하게 됩니다. 패턴을 숙지해가면서 경험을 쌓아가다 보면 그렇게 못깰 게임은 아닌 정도에 위치해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개인적인 체감 난이도를 서술하자면 인왕보다 조작은 쉬웠지만, 게임 전반적인 난이도는 인왕보다는 어려웠다라고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보스들의 엇박 패턴 난이도가 생각보다 꽤 많기 때문에 여기에서 드는 체감 난이도가 상당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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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한 전투예시(적 중앙에 빨간 동그라미가 나왔을때가 찬스타임) |
스킬 또한 투기라는 자원을 관리하여 스킬마다 다른 게이지 소진량을 계산하고 정확한 타이밍에 공격을 쏟아붓는 것이 주력이지만, 이것은 사실 액션 고인물들에게나 그렇게 요구되는 요소이지 그냥 본인이 좋아하는 스킬과 타이밍에 써줘도 클리어 시간이 늘어날 뿐 사실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꽤 맵고 맛있는 액션에 취해서 말이 길어졌는데 결론은 그렇게 또 못깰 게임은 아니다. 정도로 마무리 해 볼 수 있겠네요.
스토리
이미 먼저 플레이 하거나 사전 정보로도 충분히 알 수 있듯 단순 복수극 서사의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게 입체적이거나 큰 반전이 있다고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만, 그렇다고 또 못만들었다고 손가락질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그냥 무난합니다. 요즘 게임들이 완성도가 다소 못미쳐서 제 눈의 기대치가 굉장히 낮아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감상은 무난했습니다. 전반적인 평들도 다들 내러티브 관련해서는 직관성이 떨어진다고들 합니다. 따라서 생각보다는 큰 기대는 안하는 것을 추천드리며, 국산 더빙이 들어간 고품질 게임을 직접 하는 맛(?)과 함께 고품질의 카툰렌더링으로 표현된 미형의 캐릭터를 감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 외
개인적으로 취향에 안맞아 다크소울은 안해봤지만, P의 거짓에서도 살짝 보였듯 외길에서 일부러 플레이어를 튕겨내서 낙사하는 몬스터를 배치한다든가의 구성을 스콜라식의 구성이라고 표현을 하더라고요. 이 스콜라적 요소가 카잔에는 기타 국산 게임들과는 다르게 꽤 맵게 구성되어 있어 짜증 유발요소로 작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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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면은 바닥형의 이펙트가 아니라서 예시에 조금 어긋나지만 바닥에 있을때 라크리마 흡수(성장 재화) 이펙트가 은둔형 몬스터와 똑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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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작정 흡수하러 갔다가 이런 대참사가 은근 자주 발생할 수 있다. |
예를 들면 라크리마라는 카잔의 주요 성장 재화를 죽은 NPC의 시체에서 흡수할 수 있는데 이 이펙트가 은둔형 몬스터가 숨어있는 이펙트와 똑같습니다.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외길에서 재화를 흡수하려고 하다가 갑자기 바닥에서 지네같은 몬스터가 튀어나와 플레이어를 낙사시켜 버린다거나 등의 기믹이 다소 많은 편입니다. 그외 문을 살짝 열었는데 상대방 뒷모습이 보여서 아무 생각없이 다가가면 거의 90% 확률로 그 뒤에 몬스터가 잠복을 하고있다든가, 필드에서 재화를 주우려 아무 생각없이 먹으려 가다가 위에 잠복해있는 거미한테 잡혀서 와구와구를 당한다든가의 아주 특별하고 빡치는(?) 이벤트들이 다소 많으므로 항상 카메라를 돌려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을 강력 추천하는 바입니다. 개인적으로 플레이해본 게임들 중 스콜라적인 부분은 가히 최강이었으며 이부분은 초심자들에겐 꽤나 마이너스적인 부분으로 작용할 수 있고, 가혹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기작에서는 이런 부분은 조금 자제해서 본연의 재미를 해치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을 조금 표현해 봅니다.(...)
이 게임은 언리얼 엔진4를 기반으로 작업하여 꽤나 고품질의 카툰렌더링을 보여줍니다. 가뜩이나 서구권 게임에서 PC운동을 기반으로 미형의 캐릭터가 가뭄인 마당에 보는 맛을 기대하기가 힘든 요즘, 국산에서 스텔라 블레이드 이후 미형의 게임 캐릭터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습니다. 비록 주인공은 카잔으로 고정되어 있지만 트로카, 황녀 일리나, 리즈 등의 모델링이 잘뽑혀서 감상하는 맛이 꽤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아틀러스 사의 게임들을 무척 좋아해서 카툰렌더링을 극호하는 사람인데, 이렇게나 좋게 나와줘서 감개무량합니다.
총평[9/10]
전반적인 평들을 살펴보면 어렵다는 평이 다소 지배적인 게임입니다. 그러나 개인 차가 확실히 작용하겠지만 필자에겐 정말 맛있게 매워서 반드시 또먹어보고 싶다고 느낀 게임이었으며, 기타 다른 완성도는 조금 어중간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액션 취향부분에서는 오히려 다른 국산게임의 스텔라블레이드, P의 거짓보다도 더욱 취향이었습니다. 오히려 인왕과도 비교해도 더욱 직관적이어서 인왕과 카잔을 골라보라 해도 액션부분만큼은 카잔이 우위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화려함이나 조작적인 측면에서는 인왕이 더욱 다채롭게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플레이 직관성부분이 카잔이 더 뛰어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단순히 인왕뿐만이 아닌 제가 즐겼던 액션게임 중에서는 거의 탑 측에 속하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첫 작품이기도 하고 무기 가짓수가 적다는 면은 분명하게 단점으로 작용하지만 액션의 경험만이 게임 내 다른 경험을 무마시킬 정도로 잘뽑혔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분량적인 측면에서도 인왕과 비교해 한정적인 면이 있다보니 이정도의 완성도로 낼 수 있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차라리 어중간하게 내는 것보다는 마무리가 오히려 낫다고도 볼 수 있지 않나라고 생각되네요. 앞으로도 다른 국내 게임사들과 함께 좋은 게임 많이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